...좀 늦어버렸네.
차로 전속력으로 달리면... 아직 괜찮겠지?
응 괜찮을 거야. 난 형사니까.
...앗
저기 오는 사람은... 특별 수사반 본부장님이다!
"오 자네, 준비는 끝났는가?"
"아, 본부장님... 무슨 일이시죠?"
"이봐, 전에 약속했잖은가."
...아차!
까맣게 잊고 있었어...
올가을 형사가 되고 나서
인사 겸 같이 식사하러 가기로 했었지... 아마?
"저기, 죄송합니다! ...지금 막 가봐야 할 데가 있어서"
"이 시간에? 어디에 가는 건가?"
"아, 으음... 저기..."
난 거짓말을 즉석에서 지어낼 정도로 나쁜 사람이 아냐.
이래 봬도 난 형사니까.
"그, 도시 외곽... 폐기물 처리장에..."
"폐기물 처리장? 쓰레기라도 버리러 가는 건가?"
"아, 아닙니다"
"그럼 뭐라도 주우러 가는 건가?"
"........."
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.
...어쩌면 그 말대로였기 때문이다.
본부장님은 눈살을 찌푸리셨다.
" 나보다 쓰레기가 더 중요하다... 그 말인가?"
"아, 아니요. 그런 게 아니라..."
"애초에 오늘 밤으로 시간을 정한 것은 자네잖나?"
아, 그러고 보니 그랬다.
...어쩌지...
이렇게 되면 본부장님과 같이 나갈 수밖에 없다.
그런 다음...
어둠 속에서 틈을 봐 때려 기절시키는 방법밖에 없다.
좀... 너무 나갔나?
아니야. 본부장님도 꼭 이해해 주실 거야.
지금은 비상사태야. 세상 사람들도 분명 용서해 줄 거야...
...내가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걸까?
"...알겠습니다"
"알았으면 됐네"
"그럼... 잠깐 가서 준비 좀 할게요"
...가급적 안 아픈 흉기를.
바로 그때
"어이쿠 이런!"
"왜 그러세요?"
"미안하지만... 다음번에 합세"
"네...?"
예상 밖의 전개.
...아니, 애초에 본부장님과 맞닥뜨린 게 예상 밖이었지만.
"생각해 보니 아내가 내게 부탁했었네. 쓰레기 좀 버려달라고."
"아, 예..."
"마누라가 돌아오기 전에 쓰레기를 처리해야만 하네"
"아... 예, 알겠습니다!"
나는 떠나시는 본부장님에게 경례했다.
뭐야...
결국,
다들 약속보다 쓰레기가 더 중요한가 봐.
...그렇게 스스로 타일러보았다.
어쨌거나 잘 됐어.
나는 오늘 밤 꼭 가야 해.
도시 외곽 폐기물 처리장에.
『D지구 폐기물 집하장』
내겐 더 이상 시간이 없어.
불길한 예감이 갈수록 커져가.
...서둘러야 해...
to be continued...